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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자유를꿈꾸며/금융

라임사태 정리 배드뱅크 만들어 수습?

금융당국이 라임 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판매사 19곳과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배드뱅크는 금융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인데, 배드뱅크가 운용사 형태로 설립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라임 펀드 판매사 19곳은 '라임 배드뱅크 운용사'를 신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배드뱅크 운용사가 설립되면 라임 운용의 등록은 취소되게 됩니다. 

 

*배드뱅크 : 금융사의 부실 자산을 회수, 매각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을 말한다.

 

사진출처 :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라임 사태는 라임 자산운용이 운영하고 은행 등 금융사들이 판매한 펀드가 부실이 생기면서 발생하였습니다. 운용사측이 판매사측과의 계약을 무시하고 펀드 내부 투자금을 이리저리 옮기면서 한 펀드의 부실이 다른 펀드로 전이되었고 그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라임 펀드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거쳐서 현재 회사 측에서 밝힌 상환계획에 따르면 손실률이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라임 측의 투자금 운용에서 배임과 횡령 등의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며 도주 중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라임 자산운용의 돈으로 상조회사 등을 인수하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라임 투자 피해자들은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로 이번 사태가 커졌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조 원 규모의 펀드에서 운용 부실이 발생했고, 관련 상품이 계속 판매되는데도 당국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가 켜졌다는 것입니다. 

 

 


 

라임사태 정리. 공모펀드는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의 기회를 열여 두는 반면 사모펀드는 Private Equity Fund라고 하여 소수의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모으는 것을 말합니다. 공모펀드와 달리 운용에 제한이 없이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한데, 법령에서 정하는 전문투자자 등을 제외한 투자자의 수가 49인 이하로 제한됩니다. 또한 사포 펀드의 경우에는 공모펀드와 달리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엄격한 규제가 면제되거나 완화되어 있습니다. 

 

라임사태의 시작은 라임자산운용사의 환매 중단으로 시작됩니다. 환매 중단은 투자금액을 돌려줄 수 없다는 뜻으로 기업으로 치면 '부도'를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라임자산운용사는 사모펀드 상품을 운용하는데 투자자 49명 이내로 모여서 투자금을 제공하고 펀드 최소 참가 금액은 1억 원 정도는 되어야 했다고 합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사모펀드는 엄격한 규제가 없다 보니 손실을 대비한 장치들이 있는 공모펀드 대비 수익률이 높을 수는 있지만 운용이 잘 안된다면 손실 또한 클 수 있습니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은 조달과 운용 구조의 만기 불일치. 비유동성 장기 자산에 투자하면서 개방형 혹은 단기 폐쇄형 펀드로 투자금을 모집하였기 때문이라고 정리하였습니다. 바로 현금화할 수 없는 해외 부동산 등에 투자를 하여 안정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금은 공개적으로 모집한 것입니다. 장기로 보유해야 수익이 나오는 해외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면서 만기는 단기로 잡은 식인 것입니다. 수익률은 높아 보이지만 현금화가 힘든 상품에 투자하면서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투자금을 뺄 수 있는 구조가 되었는데, 돈을 돌려달라는 투자자가 생기면 물주인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 구조, 일종의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증권사들이 하게 된 겁니다. 특히 투자수익률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TRS 구조에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TRS (Total Return Swap) 상품은 증권사가 자산운용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고 주식, 채권 메자닌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대신 매입해주는 계약을 말합니다. 기초자산 상품에 투자하기에 자본금이 부족한 라임자산같은 기업이 투자금 확보를 위하여 증권사에게 돈을 빌리는 제도를 말합니다. 그 상품에 대한 수익이나 손실은 기업이 받지만 투자금에 대한 이자는 증권사가 가져가는 계약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TRS 대출은 일반 투자 고객보다 먼저 상환받을 수 있는 우선 청구권을 보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증권사는 대출금을 모두 회수하는 한편, 일반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금 대출을 해준 증권사들은 라임의 상품 설계부터 개입해 사실 채권자라기보다는 사실상 운용자라고 볼 수도 있는데, 사태 이후에는 손실 분담도 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이득만 채우고 있습니다. 

 

최근에 일어나는 DLS나 이번 라임사태를 통해서 자산운용사 및 금융사에 대한 신뢰성이 하락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금융당국의 태도 또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사모펀드와 운용사에 대한 규제 완화와 감시, 감독의 소홀함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금융사와 운용사에의 문제라고 떠넘기는 형국입니다.